일출 일몰

명선도 앞에서(20101026)

청계 2010. 11. 22. 08:49

사람의 마음은 참 요사하였습니다.
자기 마음도 자기가 제대로 조정을 하지 못합니다.
일기예보로 10월인데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강풍이 분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전해들은 이야기로 다음날 아침에 일출이 좋을지 모른다는 소리에 혹해 바다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그나마 혼자서 얌전히 갔으면 좋았을 것을
이웃에게 연락을 하여 새벽에 바다로 나오라고 하여 고생을 시켰으니..........
나무람을 당해도 한참을 당해야할텐데
추운 바닷가에서 미리 나오셔서 기다리다 맞이한 해심님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시네요.
이런 낭패가 없다고 부산을 떨고 있는 저를 보시고는
비록 멋진 일출은 보지 못할런지는 모르지만
파도에 튀는 물방울을 담으면 멋질지도 모른다고 위로까지 하십니다.



집에서 출발을 하여 진하해수욕장 부근까지 갈 때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가는 내내 하늘이 맑았고
기온도 많이 내려갔다는 예보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헌데 진하해수욕장의 바다를 보는 순간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바다에 낮은 구름이 진하게 깔려 있었기때문입니다.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차를 내리자 차가운 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해심님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삼각대를 들고 바닷가로 나가니 바람은 쉬지 않고 불었고
바다는 잠시도 쉬지않고 거센 파도를 바닷가로 내몰았습니다.




먼바다를 보았습니다.
구름 위로 붉은 기운이 감돕니다.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니 구름 위로 해가 모습을 보여줍니다.
파도와 함께 아침해를 맞았습니다.




해가 얼굴을 내밀자 튀는 물방울에 빛이 내립니다.
거센 파도가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해가 구름을 벗어나서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허나 그것도 잠시
다시 구름 속으로 슬며시 들어갑니다.




해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파도는 여전히 거세기만 합니다.





고운 일출이 아니었는데도 달려온 길이 적지 않으니
파도가 튀는 모습이라도 담아야지 하며 시간을 보내니 식사 때가 되었습니다.
근처에 문을 연 식당이 있어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강양항으로 가서 다시 파도를 담았습니다.
무슨 청승인지 모르겠습니다.........





파도가 거세니 어선도 움직이지를 않습니다.
어선을 기다리다 지친 갈매기들이 잠시 하늘로 날아오릅니다만
금방 바다에 앉아버립니다.



파도가 거세어도 강양의 다리는 아침 해에 고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닷가에 둥근바위솔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꽃이 피었다면 그나마 강양을 찾은 이날의 아픈 마음을 조금은 달랠 수가 있었을텐데.......



10월 26일에 있었던
잊고 싶은 아침 시간이었습니다.

해심님, 미안해요.
다음에는 정말 날 잘 잡을께요...............ㅎㅎ